“교회 공동체가 저희 가정을 함께 책임져 주었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저희 가정을 함께 책임져 주었습니다”
  • 가스펠투데이 보도팀
  • 승인 2024.04.0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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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_기장 양성평등 정책협의회
사례발표_문성미 목사(경기남노회), 구연경 목사(충북노회 소명교회)

※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전상건 목사) 제108회 총회 양성평등위원회가 주관한 ‘목회자 출산·양육의 제도화를 위한 연구’가 3월 7일(목) 기독교연합회관 3층 그레이스홀에서 열렸다. 본지는 2회에 걸쳐 안수경 목사의 발제와 문성미 목사, 구연경 목사의 발표를 발췌하여 싣는다. 아래는 문성미 목사, 구연경 목사의 사례발표를 간추린 글이다._편집부


하나님의 은혜를 서로 돌봄의 가치로!

문성미 목사(경기남노회)

제가 목회를 내려놓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힘은 가족과 교회 공동체의 ‘도움’ 덕분입니다. 배우자를 비롯한 양가 부모님, 또 제가 속한 교회 공동체는 성별과 나이, 제가 처한 환경과 상황에 제약을 두지 않고 저를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고, 소명과 사명의 자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늘 격려해 주셨습니다.

도움을 받아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간혹 “도움이 필요하다”는 한탄과 호소가 나오는 이유는 가족과 교회 공동체를 넘어선 교단 차원의 도움 또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족과 교회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왔지만, 교단 차원의 도움 없이는 발돋움할 수 없는 여성 목회자들이 있습니다. 사실 도움이라는 말이 썩 적절하지는 않습니다. 목회자 없이는 교단이 존재할 수 없고, 교단의 존재 목적 또한 목회를 도와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의 경험이 교단의 양성평등정책을 위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작은 밑거름으로나마 쓰일 수 있기를 바라보며 사례를 나눕니다.

학부 3학년에 총무로 사역을 시작해 목사 안수를 받고 부목사로 시무하기까지 한 교회를 섬겼습니다. 담임 목회를 제외하고 한 교회에서 9년의 목회 과정을 지나는 과정이 흔치는 않을 것입니다. 9년이라는 시간은 목회자와 성도 간의 신뢰와 사랑이 쌓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제가 속한 교회 공동체는 신학생에서 인턴을 거치고 목사 안수 후 출산과 양육의 과정까지 저에게 배려와 지지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물론 그 과정이 처음부터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석사 과정을 마치고 전임 전도사로 청빙을 받아야 하는 시기에 공동체 안에는 제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 때문에 담임목사님은 공동의회를 열어 저의 청빙 건을 투표로 붙였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저는 투표를 통해 전임의 정당성을 부여받은 1호 전임 전도사가 되었습니다. 담임목사님과 부목사님은 이 모든 일들을 제가 모르게 진행하셨습니다. 전임 사역 시작 전부터 위축되거나 상처받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임신 사실을 처음 담임목사님께 알렸을 때, 담임목사님은 먼저 제가 원하는 사역의 유형과 이후 교회의 처우를 물어봐 주셨습니다. 저를 포함한 전임 부교역자가 2명인 교회였기 때문에 저는 교회의 처우를 바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담임목사님의 제안은 너무나 뜻밖이었습니다. 마침 전임 과정을 시작해야 하는 후배 전도사가 있었고, 후배 전도사를 전임 전도사로 청빙하면서 저는 1년간 파트 사역자로 시무하고 복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당시 교회에서 지원해 준 사택보조금이 있었는데, 그 또한 유지해 주셨습니다.

파트로 시무하다가 출산했고, 출산 휴가 3개월에 파트로 받던 사례비 100%를 지원해 주셨습니다. 복귀가 다가올 무렵에는 교회 내 사택이 마련되어 사택으로 이사를 했고, 복귀 후에 1년의 파트사역을 이어가다가 약속대로 그 후년에는 다시 전임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전임 사역으로 전환할 때에도 아이가 돌이 안 된 영아였기 때문에 평일에는 친정 어머니가 함께 거주하며 아이를 돌봐주셨고, 주말에는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아 아이돌보미가 아이를 돌봐주셨습니다. 너무 어린 아기를 다른 사람의 손에 맡긴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다행히 사택이 교회 내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결정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잠깐의 틈이 나면 사택에 들러 아이를 볼 수 있었고, 다급한 일이 생길 때에도 즉각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에게 생긴 개인적인 사정들로 인해 복귀 후 전임 사역을 1년 안에 마무리하게 되었지만, 교회와 담임목사님이 베풀어 주신 사랑은 이후에도 저에게 목회 동력이 되었습니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베풀 수 있는 것처럼, 조건 없이 받은 사랑은 저의 품을 더욱 넉넉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규모가 크지 않고 사역자가 적은 교회에서 출산과 육아에 대한 처우를 바라는 것은 너무 이기적인 마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여성 교역자의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전례가 없던 교회이기에 바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사역에 대한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조금 돌아가더라도 지금 당장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충실하자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언젠가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기쁘게 돌아가겠습니다.” 그렇게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걱정과 다짐이 무색하게 교회는 여전히 저를 목회자로 존중해 주었고, 교회 공동체가 저희 가정을 함께 책임져 주었습니다. 이 사랑의 경험은 제 안에서 계속 사랑을 퍼올려도 고갈되지 않을 넉넉한 샘이 되었습니다.

좋은 교회와 좋은 동역자들을 만나는 것이 모두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모두에게 동일하게 주어지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이 먼저 기회를 제공받은 사람의 몫, 또 교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주신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 자신이 걸어온 길을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일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성(性)이 역할을 한정 짓고 다수와 소수, 주류와 비주류를 나누는 기준이 되지 않기를 바라며 몇 가지 제안을 드립니다.

1) 출산 휴가와 육아 휴직을 위해 노회와 교단의 합력이 필요합니다. 출산 휴가를 지원해주고 싶어도 재정의 여건에 따라 지원할 수 없는 교회들도 있습니다. 노회와 교단의 합력으로 재정을 지원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주십시오. 재정의 여력이 되는 교회라면 출산 휴가 급여는 교회가 지원하고, 육아 휴직 급여는 노회와 교단이 지원하는 방법을 고려해 주십시오.

2) 대체 복무가 가능하도록 육아 휴직을 보장해야 합니다. 대체 복무가 가능한 교역자를 섭외하기 위해서는 1년 이상의 육아 휴직까지 보장되어야 합니다. 목회는 단순 행정직이 아닌 사람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특수직이기 때문에 단기간 사역자를 찾을 수 없습니다. 노회와 교단 차원의 지원을 통해 최소 1년 이상의 육아 휴직을 보장하고 1년 이상 사역할 수 있는 대체 사역자를 세워야 합니다.

3) 남성 목회자의 육아 휴직 또한 보장해 주십시오, 육아는 여성만의 영역이 아닙니다. 한 생명을 온전히 양육하는 기쁨을 남성 목회자에게도 제공해 주십시오.

4)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목회자 재교육을 의무로 진행해 주십시오. 출산과 육아의 과정을 지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동역자의 싸늘한 시선과 개념 없는 말 한 마디였습니다. 적어도 시대에 맞추어 의식을 개선해 갈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합니다.

 

출산과 양육의 과정에서의 도움과 배려

구연경 목사(충북노회 소명교회)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뒤늦게 한신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에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신학 공부하던 중에 만난 지금의 남편(목사)과 함께 같은 교회를 섬기는 부부사역자이며, 슬하에 1남 1녀를 둔 어머니이기도 합니다.

2004년 교육전도사를 시작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쉬지 않고 여성 목회자로서의 삶을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은 저 혼자의 힘이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출산과 양육의 상황 속에서 더더욱 도움의 손길이 많이 필요했고, 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놓이게 될 여성목회자들이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제가 경험한 교회 현실과 상황을 부교역자인 저의 관점에서 진솔하게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1) 담임목사님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2) 함께 일하는 부교역자의 협력과 이해가 필요합니다. 3) 본인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아직 문제의식도 없는 교회를 향해 여교역자의 출산·양육에 대한 처우가 당연한 것이라며 기준마련과 제도화 되는 것을 기대하기에는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현실만을 탓하는 것이 아닌 전도사, 목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면서 지금의 현실을 이겨나가려는 자세가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4) 가족의 협력이 있어야 합니다. 특히 배우자의 확실한 조력이 필요합니다. 5) 교회 분위기도 중요합니다. 6) 부부목회자의 좋은 사례들이 많아야겠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목회자가 든든히 서 가기 위해서는 온 교회와 성도의 사랑과 협력이 필요합니다. 특히 출산·자녀양육을 감당해야 할 여성목회자에게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바라기는 시대의 부름 앞에서 항상 그 역할을 감당하며 선구자적인 역할을 해온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여교역자들의 결혼·출산·양육 등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그 사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가 하루 속히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세상의 여느 직장과는 달리 교회 공동체 내에서도 여교역자들에게 사역만을 강조하기보다는 그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분위가 만들어져 우리에게 맡겨진 사역들을 온전히 감당해 갈 수 있는 목회 현장이 되도록 우리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힘써 나아가기를 소망해봅니다. 아울러 오늘도 묵묵히 주의 일을 감당하시는 모든 선·후배 여목회자들에게 하나님의 귀한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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