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 용어의 다양화 현상
[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 용어의 다양화 현상
  • 신상록 박사
  • 승인 2024.04.09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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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사회의 특징은 다양한 국가의 이주민들이 함께 거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주민들이 다양한 용어로 호칭되는 것은 이주민의 배경, 특성이 반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용어 자체가 인권침해 논란에 휘말릴 때가 있습니다.(혼혈인, 튀기 등) 그러한 이유로 되도록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간접적인 용어나 중립적인 용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주배경자녀, 중도입국자녀, 이주민 등) 하지만 일각에서는 용어의 통일을 요구하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주민 용어 통일

처음에는 이주민을 ‘외국인’이라 불렀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사회화 요구가 나타나면서 이민자 혹은 이주민이라는 용어를 함께 사용하였습니다. 그 후 법무부는 ‘이민’(국가의 경계를 넘는 인구이동) 이라는 용어를 선호했고, 타 부처나 시민단체는 ‘이주’(국내외 이동을 포괄)라는 용어를 선호했습니다. 이주를 선호하는 부처는 여성가족부와 외교부였습니다. 용어가 의미하는 내용이 부처의 입장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습니다.

또 한국 사회가 다문화사회로 진전되면서 다양한 유형의 이주민에 대한 용어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10년 전부터 행안부에서 ‘외국인 주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국민통합위원회에서 ‘이주배경 주민’(약자로 ‘이주민’)으로 결정하였습니다. 이주민이라는 호칭은 이주배경을 전제로 하여 체류자격이나 체류 목적 혹은 역할을 나타내기 때문에 편리한 면도 있지만 동시에 인권침해를 불러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주배경 청소년을 ‘다문화’(또는 집합적 표현으로 다문화인)라고 부르는 경우입니다. 사람을 다문화라고 호칭하는 것은 바른 표현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 없이 호칭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군부대에서도 “다문화 병사”로 호칭되고 있습니다. 구분하기는 편리하고 쉬울지 모르지만 명백한 인권침해입니다. 이렇게 이주민에 대한 호칭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보니 용어를 좀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때마침 국민통합위원회의 이주배경동행특위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첫 번 과제가 ‘용어’정리여서 잘되었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논의하다 보니 용어 정리가 아니라 새로운 또 하나의 용어를 생산할 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겼습니다. 결국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결과 ‘이주배경주민’으로 결정하고 약어는 ‘이주민’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위원회는 각 부처 담당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는데 역시나 찬성과 반대로 나뉘었고, 나름의 이유는 부처의 입장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이주민’ 또는 ‘이민자’라는 용어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습니다. 이주민들의 특성이 다른데 용어를 하나로 묶어 통일하려는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패착일 수도 있습니다. 특히 특정 대상을 연구할 때는 곤란할 수도 있습니다.

정부 부처마다 사용하는 이주민 용어가 다르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까요?

1) 정책을 구체화 할 때 어려움이 커집니다. 서로 다른 용어와 정의를 사용한다면 이주 정책을 통합하거나 표준화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 용어의 사용에 따라 특정 이주민 그룹이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거나 불이익을 겪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공정한 이주 정책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3) 이주민 인권과 차별 문제가 야기될 수 있습니다. 사용되는 용어와 관련된 인식, 편견, 차별은 이주민들의 권리와 참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권 보호 및 차별 금지를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4) 이주민 정책의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서로 다른 용어의 사용으로 인해 이주민 정책이 입증되거나 평가되기 어려울 수 있으며, 다양한 이주민 그룹들의 욕구를 수렴하고 충족시키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인권을 침해하는 차별과 편견

다문화사회를 분열시키는 대표적인 표현은 차별과 편견을 갖는 것입니다. 차별은 이주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대우나 불평등을 의미합니다. 인종차별 (Racial discrimination)은,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해 부당하게 행동하거나, 차별적인 태도나 정책을 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이주자 혐오 (Xenophobia)는, 다른 국가나 문화에서 온 이주민에 대한 불필요한 혐오, 증오, 불안, 미움이나 공포심을 갖는 것입니다. 난민 차별은, 보호받아야 할 난민들이 그 권리를 받지 못하거나, 기타 차별적인 대우를 당하는 것을 말합니다. 특히 불법체류자 용어는 인권을 침해하는 용어라 해서 ‘미등록체류자’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불법체류자를 미등록자라고 해서 인권이 얼마나 개선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 외에도 문화적 편견이나 언어 차별, 특정한 국가 출신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대하는 것입니다.

이주 용어 다양화 현상에 대한 교회의 역할

이주민들이 교회 예배에 참여하면서 호칭에 대한 혼란 현상이 나타나면서 그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이주민]은 모든 유형의 이주민을 뜻하는 대표적 용어이지 개별적인 대상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로 들면, 중국에서 온 이주민도 한족과 조선족으로 구분되고, 고려인, 우즈베키스탄, 러시아인, 베트남인, 캄보디아인, 태국인, 동포 등 출신 배경에 따라 그 호칭이 달라지게 됩니다. 그러한 이유로 한국인 교인들은 이주민들을 호칭할 때 “이주민”이라 부를 수 없고, 태국 사람, 베트남 사람이라고 호칭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한국인과 이주민에 대한 바른 호칭(용어)을 사용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성도님” 또는 “아무개님” 이라고 이름을 직접 부르는 것입니다. 또한 교회의 목회자나 지도자는 설교나, 신앙 강좌를 통해 성도들이 바른 용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야 합니다. 이주민을 뜻하는 호칭에는 차별적인 용어나 편견을 뜻하는 용어도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 안에서 모든 사람이 평등한 이유는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이며, 믿음으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이기에 차별하지 않아야 합니다. 특별히 교회가 이주민의 인권침해나 차별에 대한 개선 운동에 참여한다면 바른 용어 호칭 사용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이주민을 호칭할 때 아랫사람을 대하듯 함부로 하대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이러한 기본적인 태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보다 직급이 낮다고 해서, 학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노동자라고 해서 반말을 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특히 목회자가 성도들을 대할 때 존칭없이 호칭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것은 상대방의 이름을 존칭과 함께 불러주는 일입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경영하시고, 교회를 통해 선한 일을 하기를 원하십니다. 교회가 바른 용어 사용 캠페인을 벌인다면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바른 용어 사용을 권고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상록 박사(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신상록 박사(포천다문화 국제학교 교장, 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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