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분은 진정 페미니스트였다
예수, 그분은 진정 페미니스트였다
  • 강현미 박사
  • 승인 2024.04.24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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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의회광장에 세워진 여성 운동가 밀리센트 개럿 포셋 동상.
런던 의회광장에 세워진 여성 운동가 밀리센트 개럿 포셋 동상.

“여성”을 주된 개념으로 꺼냈을 때는 할 이야기가 많아지고, 왜곡된 것을 다시 평가하고 바로잡는 데 “여성”만큼 흥미로운 소재는 없다.

기독교 역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여성이란 생물학적 남성의 대칭되는 용어가 아니다. 대신 여성은 ‘보이지 않는, 지워진, 배제된, 소외된, 잊힌, 사라진, 그리고 저평가된 인물들’을 지칭하는 대명사일 뿐이다.

주류 역사가 늘 여성들을 제외시키고 남성들의 이야기들만 기록해 온 까닭에 역사를 의미하는 영어 History는 his-story 즉 남성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Her- story 즉 여성들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 영어 사전에 존재한 적이 없다.

사실 여자는 남자와 동등한 존재임을 말하는 호칭이고, 그 가치의 평가는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되었다는 면에서 동등할 것이다. 여자가 나중에 만들어졌다고는 하지만 이미 하나님의 형상으로 완성된 그 몸의 분신으로써 이루어진 또 다른 몸, 동등한 타자이기 때문이다.

가부장적 전통 배경에서 쓰여진 모든 기독교 역사, 교회사, 성서에서 기록되어 출현했던 남자들의 기록을 다 벗겨낸다면 아마도 그동안 배제되고 잊혀지고, 무시당했던 수많은 여성들의 얼굴들이 무대에 등장하게 된다.

이렇듯 교회 역사에 덧칠해진 가부장적 남성의 페인트를 모두 벗겨내게 되면 여성들의 진실된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이 여성들을 통해 과거 교회의 역사를 다시 들여다본다면 기독교의 또 다른 풍성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기독교 역사 2천년 동안 전원 남성이었던 사제들의 여성 혐오는 그야말로 도를 넘었다. 초대 교부이며 여성을 혐오한 최초의 기독교인인 테르툴리아누스는 여성을 ‘악마에게 이르는 길’이라 말하였으며, 서방 기독교의 교부 아우구스티누스는 “남자는 주인이고 여자는 노예”임을 천명하면서 이것이 “신이 그렇게 원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 혐오 속에서도 불구하고 2천년의 긴 역사를 지닌 기독교가 온갖 장애와 고난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고비 고비마다 중요한 역할을 했던 사람들은 오직 남자들뿐이었을까? 오히려 인간의 역사는 여자들을 통하여 다양하게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냈다는 사실들을 곳곳에서 보여주었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남성들은 여성들에 의해 동기 부여와 도움을 받아 움직였음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여성을 키워드로 기독교 역사를 본다면 주목하지 못하고 외면당했던 수많은 이름 없는 신앙의 여인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수의 3년으로 추정되는 지상에서의 사역 자금, 식사, 선교 비용은 거의 모두 다 이들 이스라엘 여성들에게서 나왔을 것이라 추정된다.

초대교회 역시 이들 여성들에게 커다란 빚을 지고 있지 않았던가? 사도 바울의 전도 여행 중 고비 고비마다, 절체절명의 위기 때마다 바울 곁에 교회를 함께 섬기던 여인들이 없었다면 사역은 아마 가능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예수의 여정에서 성서 본문 속에 숨겨져 있던 여러 여인들, 십자가와 부활의 역사적 현장에 있던 여인들도 진정 잊힐 수 없는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기나긴 교회 역사에서 이들 여성들의 사역을 빼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그만큼 여성들은 기독교 역사상 가장 극적인 현장에서 잊힐 수 없는 역할을 했다.

예수 당시 유대의 랍비들 사이에 이런 말이 유행했다고 했다. “여자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느니 차라리 돼지에게 던져라.” 돼지는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서는 매우 부정하게 여겨지는 동물이었다. 경전의 내용을 독점하려는 의도로 사용된 여성에게는 매우 모욕적인 가부장적 언어폭력이었다.

그러나 예수는 이런 가부장제적 전제를 뛰어넘은 진정한 페미니스트였다. 여성이나 약한자를 보듬고 차별에 반대하고 평등을 지향하는 페미니즘의 가치가 예수의 영혼을 관통하여 그의 삶과 가르침에 닿아 있었다.

종교학자 레너드 스위들러(Leonard Swidler)는 그의 책 “예수는 페미니스트였다”에서 “예수는 가부장체제의 사회 안에서 일부다처제를 비난했고, 남편만 주도할 수 있었던 이혼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예수 부활의 증인은 여성이었으며, 예수에게 여러 여성제자들이 있었다”면서 예수가 페미니스트였다고 주장한다. 신학자 진 에드워즈(Gene Edward) 또한 그의 책 “하나님의 딸들”에서 예수를 가장 위대한 여성 해방자, 페미니스트로 표현하고 있다.

성경 구절을 취사적으로 선택하는 일은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남성들이 늘 해 온 것이다. 수천 년 전 성경에 쓰인 대로 지키지 않으면서도, 유독 여성에 대한 부분만은 오늘날에도 문자 그대로 해석하는 것은 비판 받아 마땅하다. 우리가 지금 ‘교리’ 이자 ‘신적 질서’ 라고 배우는 것들 대부분이 남성들의 시각에서 성경을 해석한 결과물이다.

오늘날 성서 구절들을 남성들의 구미에 맞게 취사선택되어 왜곡시켜 해석한다. 이를 이용하여 교회 내 여성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여성을 차별한다. 성경을 보는 시각 가운데 중요한 시각의 하나는 성경 기록 당시 배경에서 해석되고 이해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이다.

성경의 배경은 주로 1-2 세기 언어로 쓰였고, 구약은 유대적 배경이며 신약은 유대적 배경에 헬라적 배경이 가미되어 있다. 사실 성경은 인간 적인 해석과 실수가 여기저기에 배어 있는 지극히 인간적인 기록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여성 신자들을 제압하고 여성 지도자들을 제외시키는 목적으로 성서 구절들을 이용하는 가부장적 목회자들을 보면 기독교는 그 순수성을 잃는다. 진정 페미니스트는 여자를 남자와 동등하게, 아니 똑같이 대하는 것이다. 여자도 남자처럼 자신들의 모든 능력과 잠재성을 개발하는데 자유로워야 하고,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지지해야 한다. 이러한 태도는 우리가 살아온 수천 년의 시간 동안 언제나 주류, 지역문화로부터 도전으로 여겨져 온 것이다. 예수님이 무려 2천 년 전 이미 페미니스트 모습을 보여준 건 놀라운 사실 아닌가?

한국 교회는 오랜 가부장 전통의 유교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측면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한국 교회가 제도화(institutionalization) 되고 여기에 더해 한국의 유교 문화가 교회에 점점 스며들면서 가부장적 질서가 더욱 공고해졌다. 결국 여성은 다시 한 번 철저히 배제되고 지워지고, 소외되어 버렸다.

사회의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 리더십이 증진되고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는 동안 교회 안에서는 여성 리더십이 오히려 거부되고 축소되고 있는 현실은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 것일까? 또한 여성이 절반 이상의 인적 구성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여성 지도자가 거의 없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할까?

더 나아가, 2천여 년 전 예수님이 이미 페미니스트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지금의 교회 안에서는 성평등을 주장하는 페미니즘이란 단어를 쉽게 꺼내기조차 불편한 분위기가 되어 버린 것은 무엇 때문일까? 다시 말해, 여성을 폄하하거나 혐오하는 사회와 교회에 대항해 울부짖는 페미니스트들의 목소리가 교회 안에서 부정 당하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까?

악이란 ‘비판적 성찰의 부재’라는 말이 있다. 남성에게는 물론, 여성 자신들에게도 비판적 성찰은 반드시 필요하다. 남자의 부수적, 보조적 존재로 살아가는 것을 하나님의 뜻과 올바른 질서라고 믿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는 수많은 한국교회의 여성들을 본다.

페미니스트를 반 성경적이고, 위험하고 불편한 존재로 생각하는 편향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이 있고, 여성들의 순종, 인내, 희생만을 단순히 미덕과 믿음으로 생각하는 교회여성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제 그녀들의 그 굳건한 믿음이 흔들리는 비판적 성찰을 기대해 보는 것은 나만의 지나친 욕심일까?

강현미 박사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Hartford Seminary M.A (U.S)- 생태 영성전공University of Exeter Ph.D (U.K)- 생태 여성신학전공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 강사 역임​​​​​​​이화여자대학교 목회상담센터 강사 역임
강현미 박사

한국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Hartford Seminary M.A (U.S)- 생태 영성전공
University of Exeter Ph.D (U.K)- 생태 여성신학전공
이화여자대학교 신학대학원 강사 역임
이화여자대학교 목회상담센터 강사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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