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사회 통합 현상 (1)
[초국가 시대의 이민 정책] 이주의 사회 통합 현상 (1)
  • 신상록 박사
  • 승인 2024.05.31 15: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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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공학생들이 그린 이주민들의 모습.
미술전공학생들이 그린 이주민들의 모습.

사회통합 현상이란?

사회통합 현상은 다양한 사회 집단 또는 개인들이 상호작용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공동체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 간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조화롭게 연대하는 사회를 구축하는 과정입니다. 사회통합은 모든 구성원이 동등한 권리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다양성을 포용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가치입니다. 사회통합의 핵심은 모든 사회 구성원이 상호 협력하고 상호 의존하는 관계를 형성하여 통합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사회통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가를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사회통합에 대한 목표와 이론도 있지만 삶의 현장에서 느끼는 이주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사회통합을 위한 세 가지 과제

1) 사회통합의 책임을 이주민에게 지우는 태도를 지양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는 사회통합을 말하면서도 사회통합의 성격이나 문제에 대해서는 파편적인 논의에 그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특히 사회통합의 책임을 이주민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강했고(동화적 프로그램), 이주민의 정체성 혼란이나 그들을 맞아야 하는 우리 국민의 심리적 부담감은 고려 대상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이주민들이 한국어와 한국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사실상 사회통합의 책임을 그들에게 지운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통합은 쌍방향 통합이어야 하기에 함께 노력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이주민들을 직원이나 가족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한국인들의 고충도 크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하늘을 나는 새도 두 날개가 있어야 날 수 있듯이 우리 모두가 함께 배려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2) 이주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을 바꾸어야 합니다.

2007년 여수 이주노동자 화재 참사 뒤 한 이주노동자가 한 말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일하는 기계’ 부분만 사고 싶겠지만, 살아있는 인간이 바다를 건너오는 것이다. 우리는 범죄자가 아니고 노동자다. 우리는 건전지가 아니다.” 3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한국인이 국제결혼을 하고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신청하기 위해 부인을 데리고 왔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그런데 1년 후 다른 여성을 부인이라며 데리고 왔습니다. 이혼하고 재혼한 것입니다. 나중에 들리는 소문이 부인을 이용해서 돈을 벌려고 했는데 잘 안되어 이혼했다는 것입니다. 그 후 수년이 지난 어느 날 그는 다른 여성과 살고 있었습니다. 결혼하는 이주여성들은 일하는 기계가 아니며, 함부로 다뤄도 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코리안 드림을 꿈꾸고 한국에 왔습니다. 문제는 아직도 이주민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다행히 2014년 4월 1일부터 국제결혼 제도가 강화되어 그런 경우는 사라지고 있습니다.

3) 사회 통합정책의 방향성 부재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그동안 사회통합을 위해 정부나 이주민 지원 단체는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특히 민간 단체들은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위해 자비를 들여가며 운영해 왔습니다. 안타깝게도 정부는 임대료, 보험, 냉난방비 등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해 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운영의 책임을 민간 단체에 떠넘기고 있습니다. 이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며, 정부 책임제가 도입되어야 합니다. 그러함에도 사명감을 가지고 하는 것은 이주민들을 우리 사회에 잘 정착시키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일은, 사회 통합정책의 방향성(로드맵)을 세워야 하는데 15년이 된 오늘까지도 확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우리사회가 어떤 다문화사회로 가는지도 알지 못합니다. 이주 역사가 3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방향성이 부재한 상태입니다.

한국형 사회 통합 모델 제시 <단계론적 사회통합론 개요>

신발을 사더라도 제일 중요한 것은 자기 발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해야 합니다. 이주민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한국 정서와 별개의 모델을 적용하는 것은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통합정책 방향에 대한 필자의 입장은 이주 초기부터 수용 적응기를 거쳐 동화적 통합단계에 이를 수 있는 모델[단계적 모델]이 적합하다고 봅니다. 마치 인생의 4계절을 살아내는 과정과도 같습니다. 필자가 제시하는 사회통합모델은 이주민들의 3단계 욕구에 기반하여 ‘생존의 욕구, 문화적 욕구, 자기 성취 욕구’에 따라 3단계 과정으로 발전합니다.

1단계: 외로움으로 인한 고립감을 호소하는 시기

유입국에서의 이민 1단계는 한국어 소통의 어려움, 낯선 문화에 대한 이질감, 외로움, 이방인에 대한 경계심과 거절당함 등으로 인한 고립감은 이민 초기에 공통적으로 경험되는 것들입니다. 이주 초기는 생존의 욕구가 비교적 강하게 나타나는 시기입니다. 과연 새로운 이주국에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는 정부의 정책과 교회를 포함하여 시민사회단체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정부는 조기적응 프로그램을 적용하고, 시민단체나 교회는 환대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이는 외로움과 고립감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교회의 환대적 자세는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초기 이민자들의 심리상태는 뿌리채 뽑혀 옮겨심은 나무와 같아서, 이주국에서 살아가려면 극복해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생존’의 문제인데, ‘우리도 사람입니다’라는 요구는 당연한 것입니다.

2단계: 문화접변(병용) 현상을 극복하며 수용하는 시기

2단계는 수용의 시기로서 기초적인 소통과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는 문화 사춘기에 해당하는 이중문화를 경험하면서 혼란의 시기를 겪게 됩니다. 부천지역에서 사역하는 몽골교회 목사님이 급하게 전화가 왔습니다. 몽골 출신 중도 입국 학생들이 중학교에 입학하여 1개월 정도 다녔는데 갑자기 학교를 자퇴하겠다며 대안학교를 세워달라는 요구를 했답니다. 그 이유는 초등학교 때는 몰랐는데 중학생이 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이 왔다는 것입니다. 즉, 반은 한국인 같고, 반은 몰골인 같아서 학교생활을 못하겠다는 것이 이유입니다. 더구나 아이들은 자기가 선택해서 이주한 것도 아니기에 문화 사춘기 현상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 하물며 스스로 이주한 성인들도 문화병용 현상을 겪는데 어린 학생들이야 오즉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주민들은 수용의 과정에서 본국의 문화와 이주국의 문화 사이의 차이를 알게 되고, 이주국에서 느끼는 차별과 배제, 편견과 무시를 경험하게 됩니다. 청소년들의 경우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닌 상태에서 계속 살아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혼란으로 스트레스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점차 이주국의 언어, 문화, 가치관 등을 수용하며 자신감을 회복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타지방을 다녀오고, 간단한 행정적인 일 처리도 가능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3단계: 재정착을 통한 동화적 사회통합 시기(사회보장과 권리 보호 시기이며 자아 성취와 인정받고 싶은 시기)

이주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코로나 펜데믹을 겪으면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듯이 이주민들은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닌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다문화사회 기반은 송출국이나 수용국 모두 1차 적 요구는 다양하며(유학, 혼인, 자유 등) 대부분 경제적 필요를 채우기 위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주민이나 이주국이나 이주의 목적을 타문화를 수용하여 문화융성을 이루기 위함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 결과 수용국은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맞추었고, 값싼 노동력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이러한 인식은 이주민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로 이어졌고, 갈등이 나타났습니다. 한국 국민들의 정서도 이주민들을 수용할 마음의 공간이 부족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인심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주민을 위한 기본법 단계에서 그들과 함께 살 수 있는 영주나 귀화제도가 체계화되고, 차별과 배제가 아닌 수용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이주의 정치화(참정권 부여)는 우리 사회가 이주민을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다문화사회가 되었음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다문화사회 ‘다움’을 이루려면 이주민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 보호와 질 높은 일자리를 위한 기능교육기회 제공, 본국의 학력 및 경력자원 인정, 만 19세 이후 국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중도입국 청소년의 취업기회 부여(아니면 체류자격 외 자격으로 취업), 미등록자녀의 출생등록 제도 구축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이주민들은 이주국에서 자신들의 자원과 능력을 인정받고 싶어합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자격과 기능을 갖추기 위한 노력도 합니다. 그 과정에서 법과 제도의 벽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실감하면서 비차별 법제화를 요구합니다. 이주민들은 사회 속의 이주민으로서의 사회에 기여하고 싶어하고,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이 이주국 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사회화에 힘써야 합니다.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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