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과 진주] 정의인가 안보인가?
[거룩과 진주] 정의인가 안보인가?
  • 편집인
  • 승인 2024.06.2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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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특검법 청문회를 보고

“거룩한 것을 개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를 돼지 앞에 던지지 말라” (마태 7:6)
MBC 갈무리.

야당 단독으로 제22대 국회가 열렸다. 여야 합의 없는 국회는 불법이라는 여당의 주장 속에 채상병 특검법 청문회가 KBS를 제외한 주요 방송이 생중계를 하고, 바로 그날 밤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해병대원 특검법'이 순직 해병대원의 1주기인 오는 7월 19일 전에 본회의에서 특검법을 통과시킬 계획이라며 야당은 신속하게 처리했다.

청문회에서 야당 측 의원들은 윤 대통령을 ‘몸통’으로 겨냥하며 특검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청문회를 마친 뒤 “증인 심문 과정에서 공수처에 대한 외압으로 공정한 수사가 진행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확인했다”며 “국민도 공정한 수사로 진실이 규명되고 책임자가 처벌되려면 특검이 반드시 진행돼야 함에 공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입법 과정과 청문회를 보고 정말 경악스러웠다. 청문회 핵심 증인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사전에 증인 선서 서명을 다 받았는데 증언을 거부했다. 그들은 “수사상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는 식으로 일괄했다. 물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 법률로서 거부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난 총선을 통하여 민심,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진실 규명이었다. 후속 법적 조치는 청문회 후 일이다. 증인 선서부터 거부는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며 국회 모독이다.

더 큰 충격은 수사 단계에서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가 관심이었는데 ‘대통령이 격노했다, 안 했다’ 관련 질의에 임기훈 국방비서관은 “국가 안보이므로 거부한다”고 진술했다. 그리고 여당과 KBS의 태도이다. 여당과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은 거대 야당이 입법 권력을 쥐고 폭주, 독주를 일삼고 있으면서 대통령과 정부를 겁박한다고 주장한다. 대화와 토론을 통해 합의를 이뤄내는 것이 정치의 본질인데 정치 선동한다며 특검법은 수사 기관의 최종 수사 결과 후 좋으니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진실을 규명하자는 주장으로 불참 의사를 밝히며 자기들만의 특별위원회로 대처했다.

여기에 공영방송인 KBS는 야당 단독으로 이뤄진 청문회를 생중계하면 야당 입장만 전달되기 때문에 생중계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언론노조 KBS 본부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단독 개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민적 관심사를 알리는 게 공영방송의 의무 아니냐. 이게 중립이고 공정방송이냐”며 “특정 권력에 경도되는 것을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하고, 정권과 여당의 비위를 맞출 게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는 공영방송의 역할을 다하라”고 비판했다.

그래서 성경을 의역한다. “거룩한 국민의 권력을 위임받고도 자기 것 인양 착각하는 개들에게 주지 말며, 너희 진주 같은 국민의 알권리와 공영방송의 본질을 잊고 특정 권력에 경도되어 배부른 소리 내는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 국민과 국회를 모독하고, 아니 국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특정 정치인들과 이들을 비호하는 특정 언론인들과 매체들을 규탄한다. 그래도 채상병 사망 사건의 전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여당이든 야당이든, 진보든 보수든 이 문제는 사회정의의 문제이다. 채상병을 추모하며 기리는 어머님의 소망을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그의 청문회 최후진술에 큰 감동을 받는다.

이 한마디에 성직자로서 큰 부끄러움을 느끼며 하나님께서 정의로운 사람들을 통하여 이 나라를 사랑하시고 버리지 않으신다는 믿음에 살맛난다. 사회정의가 없는 안보는 있을 수 없다. 안보는 사회정의에 기초한다. 사회정의와 안보를 분리하여 정치화하는 이들을 한 번 더 규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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