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회 총회는 처절한 심판대 위에 놓일 것”
예장통합 제1 인사위원회(위원장 이순창 목사, 증경총회장)에 제기된 인사 의혹의 파장이 연일 증폭되고 있다.
지난 22일, 제1인사위원회는 행정재무처 총무를 다시 선출한다고 최종 재공고했다. 2차 공고 지원자들을 의도적으로 탈락시키기 위해 ‘영어로 행정재무처 소개, 미자립교회 지원금 규모 액수, 지난해 재판 건수와 반환 건수’ 등 인사 위원들도 암기하지 않으면 모를 질문들을 했다는 후문이다.
문제가 된 질문은 “우리는 개혁교회이므로 좌파다. 당신은 좌파인가?”라는 대목이었다. 이에 신앙을 이념, 이데올로기의 잣대로 공모자들을 우롱한 것은 ‘면접이 아니라 폭력’에 가까웠다는 반응이 터져나왔다.
총대 A 목사는 “나도 총회 인사 직무에 이력이 난 사람이지만 역사상 이런 횡포를 본적이 없다”고 의아하며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되었듯이 현 인사위원장도 총회에서 탄핵해야 한다. 탄핵되기 전에 스스로 인사위원장직이나 증경총회장직도 내려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재공모 광고가 나오자마자, 흔히 잉크도 마르기 전에 행정재무처 총무로 백 모 목사가 내정됐다는 소식이 총회 주변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백 목사는 현재 한국장로교총연합 사무총장으로 사역하고 있으며 전 총회 농어촌부 총무로 역임한 인물이다. 현 인사위원장으로부터 교단 원로들에게 먼저 인사드리라는 조언을 받은 후 인사하는 과정에서 들통이 난 것이다. 세상 말로 윤허를 받으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총회의 한 인사는 “행정재무처는 총회 행정 전문가로서 재무 회계에 능통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두 차례에 걸친 공모와 면접 시 모든 후보자들을 탈락시켰는데 겨우 찾았다는 인재가 백 모 목사인가? 사적으로 잘 아는 사이지만, 그는 행정재무 전문가가 아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백 모 목사가 이미 내정됐다는 소식에 또 다른 총회 관계자는 “이는 명백한 인사 농단이다. 자기 입맛에 따른 인선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총회 주요 직책 인사들을 자기 사람으로 세우는 것 같은데, 심지어 자기 교회 성도를 주요 부서 직원으로 꽂아 넣기도 하면서 총회를 사당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풍문처럼 자기 입맛에 맞게 ‘크게 바치는 자?’에게 자리를 준다는 비난이 지금 종로5가에 파다하다”면서 “108회기 인사는 그야말로 인사 농단으로 점철되고 있어 109회 총회를 어떻게 개최할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
일부 총대들은 이러한 인사 농단의 명분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질타하며 소위 몰락의 길을 걷는 기분이 든다는 걱정을 내비췄다.
총대 C 목사는 “이번 인사 문제로 인해 109회기 총회는 처절한 심판대에 올려 질 것”이라며 사울 왕이 악한 영에 사로잡혀 몰락한 것에 현 교단 상황을 빗대어 말했다.
총회 직원들 사이에서도 각 부서 총무로 선출된 인사들이 “이미 기본적인 전문성이나 직무능력에서 직원들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흘러나오고 있다. 4년 후, 8년 후 자리만 차지하다가 역사를 잃어버린 교단이 될 것인지 염려되는 대목이다.
교단 원로들 또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인사 농단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탄식하고 있다.
인사가 망사가 되는 광란의 춤이 언제 멈출 것인지, 교계는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