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종의 정체성’을 갖춘 지도자는 누구인가
[사설] ‘종의 정체성’을 갖춘 지도자는 누구인가
  • 편집부
  • 승인 2024.08.2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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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부총회장 후보, 중간 평가
예장통합 109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들이 정견 발표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최상현 기자.
예장통합 109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들이 정견 발표에 앞서 기도하고 있다. 가스펠투데이 DB.

예장통합 제109회 총회 부총회장 후보 정견 발표회가 지난 8월 6일, 수도권에서부터 시작하여 13일 서부지역까지 마무리됐다. 아직 제주 일정이 남아있지만, 후보들의 정견 발표를 통해 나타난 검증은 끝났다. 총평을 하면, 이번 부총회장 선거는 큰 관심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이다.

각 선거 캠프들은 내부적으로 결의에 차 있으나 수도권에서부터 나타난 현상으로 인해 총대들의 마음이 총회를 떠났다. 그 이유는 최근 총회장의 성 추문 의혹이 큰 영향을 주었다. 리더십에 대한 교회적, 사회적 불신과 실추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정기총회 불참과 함께 심지어 교단 탈퇴를 거론하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에서 목사 후보 세 명, 장로 단독 후보의 비전과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논쟁거리가 될 만한 특별한 비전이나 정책이 거의 없다. 그러면 무엇을 가지고 중간 평가를 할 수 있는가? 109회기 부총회장 선거의 잣대는 바로 ‘종의 정체성’이다. 수도권 개회 예배 시 증경총회장 이성희 목사는 이번 부총회장 선거가 ‘종의 정체성’이 분명한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라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종의 정체성’은 다음 세 가지 리더십에 있다.

첫째, 아프고 상처 난 한국 교회와 성도를 그리스도의 종의 마음으로 품어줄 수 있는 리더십, 탁월한 공감 능력의 리더십이다.

지금 우리는 위기의 극한, 임계점에 봉착된 상황이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길은 공감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없는 지도자, 소통할 줄 모르는 리더는 오직 자기만의 비전과 정책에만 몰두한다. 이런 리더십은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진실한 종은 종의 마음을 이해하고 안아준다. 그러나 종의 아픔과 상처를 모르는 지도자는 결국 군림하게 된다. 국민주권을 무시하는 권력을 거부하는 것처럼 우리는 하나님 위에 군림하는 권력형 리더십을 거부한다.

둘째, 말장난이나 미사여구의 언변, 밋밋한 리더 보다는 대안을 분명히 제시하는 리더십이다.

정견 발표를 볼 때 후보자들의 표정이나 언어 구사를 평가해 보면, 그들의 얼굴이나 말에서 목자의 마음, 양들을 민망히 여기는 사랑, 창자(스플랑크논)가 끊어지는 깊은 애정을 대부분 후보들에게서 느끼지 못했다. 우리는 임계점에 있는 총회를 구체적이고 실제적으로 대처하는 대안이 있는 실무형 리더십을 세워야 한다. 실수하지 않으려고 안정감에 지나치게 치우친다든지 진정성이 없는 정책만 나열하는 리더십은 적절한 후보가 아니다. 대안이 분명하고 비전이나 정책이 구체적이며 실제적이어야 한다.

셋째, 무엇보다도 먼저 본질, 하나님의 말씀에 충실한 지도자가 선출되어야 한다.

우리 개혁교회의 모든 본질은 ‘말씀’에 있고 ‘말씀’에서 출발한다. 장로 부총회장 후보의 발언에서 신선한 감동을 받았다. 총회를 섬길 때 ‘하나님의 말씀에 있으면 할 것이고 하나님의 말씀에 없으면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정견이다. 바로 이것이다. 총회장이 1년 임기 동안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하면 안 되는 일이 있다. 그 기준은 성경이다. ‘종’은 주인이신 하나님의 말씀에 절대 순명할 때 그 사명을 성취한다. 그런데 종이 아니라 스스로 주인이 되려고 할 때, 쉽게 헌법을 위반하고 악용하고 편법을 저지른다. 특히 자기 유익이나 명예를 위해 아주 기본적인 상식이나 원칙, 법과 규정을 파괴한다. 통계에 의하면 소위 리더의 15-20%가 사이코패스 리더십, 자아도취심에 빠져있다고 한다. 타인의 감정은 무시하고 자기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리더십이다. 결국 이런 리더십은 공동체를 하루아침에 몰락시킨다는 것을 지금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임계점에 있는 한국 교회와 예장통합의 109회기 지도자는 ‘종의 정체성’이 분명하여 고생하는 성도들과 함께 공감하는 능력이 탁월한 리더십, 언변보다는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리더십, 법과 원칙, 헌법과 규정을 악용하거나 편법을 구하지 않고 모든 근거가 되는 ‘말씀’에서 출발하는 리더십의 지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경계할 점은 ‘종의 정체성’을 무시, 부인하면서 ‘카더라’ 가짜 정보에 현혹되는 것이다. 디지털 시대, 거짓 음해성 ‘카더라’ 문자나 비방은 우리의 신앙과 영성을 순식간에 시험에 들게 하는 사단의 미혹들이다. ‘종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춘 109회기 리더는 과연 누구인가? 그는 바로 ‘주님의 종’으로서 순교했던 야고보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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