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주년을 맞이한 광복절 행사가 두 동강이 나버렸다. 정부의 경축사에 광복회를 비롯하여 독립운동 단체와 인사들이 불참한 가운데 정부는 정부대로, 광복회 등 독립운동 단체들과 인사들은 별도로 광복절을 기념했다. 해방 후 처음 일이다. 이 문제는 독립기념관장을 뉴라이트 인사로 정부가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뉴라이트 인사들은 광복절에 대해 어떤 주장을 하는 사람들인가? 광복회가 뉴라이트로 보는 아홉 가지 이유가 있다.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나 단체 ▲1948년을 ‘건국절’이라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 ▲일제 강점기 우리 국적을 일본이라고 강변하는 자나 단체 ▲대한민국 임시정부 역사를 폄훼하고 ‘임의 단체'로 깎아내리는 자나 단체 ▲식민사관이나 식민지근대화론을 은연중 주장하는 자나 단체 ▲일제 강점기 곡물 수탈을 ‘수출'이라고 미화하는 자 ▲위안부나 징용을 ‘자발적이었다'고 강변하는 자나 단체 ▲독도를 한국 땅이라고 할 근거가 약하다고 주장하는 자나 단체 ▲뉴라이트에 협조, 동조, 협력하는 자나 단체 등이다.
광복회의 주장대로 뉴라이트는 식민지 사관에 근거한다. 그들의 주장들은 지금껏 교과서에서 배웠던 일제 강점기의 역사와는 다르다. 이 사관은 헌법도 상해 임시정부를 인정하는데 1948년을 건국으로 본다며 헌법을 거부하는 행위가 된다. 따라서 이번 광복절은 두 동강 날일이다.
일본 언론들은 15일,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연설에서는 역사문제 등을 둘러싼 대일 비판을 담는 사례가 많았으나 윤 대통령 연설에서는 작년에 이어 일본 비판이 전무했다”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시민단체들도 “일본의 반성과 책임을 언급조차 하지 않은 최악의 경축사”라며 ‘자유 평화 번영의 통일 독트린’은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현 정부는 계속 이념 논쟁으로 역사도 정치도 사회도 갈라치기를 자행하고 있다. 어느 정치인의 말대로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 전개되고 있다. 이상하고 기괴한 일이 계속되는 미래를 생각하니 두 가지 끔찍한 상상이 됐다.
하나는, 우리 후손들이 역사를 배울 때 뉴라이트의 식민지 사관이 주도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일제 강점기 때 독립운동이나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부정될 것이며 독립운동은 역사 기록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 조짐은 현실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국군의 정신전력교육 기본 교재가 새로 발간됐다는데 지금까지 기록돼 있던 홍범도, 김좌진, 김구 등 광복군과 임시정부의 독립 영웅들의 이름이 국군의 역사에서 빠져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독도를 ‘영토 분쟁 지역’으로 표현해 논란이 됐는데 다시 논쟁은 증폭될 것이다.
둘째는 결국 식민지 사관의 종결은 경제이다. 일제 강점기 경제가 발전의 토대가 되어 오늘의 우리나라 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일제 당시 사람들이 친일하는 것도 다 먹고 사는 생존이므로 정당화될 수 있다는 논리가 된다. 그러면 다음세대는 정의, 애국애족, 역사적 진실 등 이런 가치가 없어질 것이다. 오직 진리는 경제, 생존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 일제의 모든 만행, 악과 거짓이 정당화되고 만다.
그래서 성경을 의역한다. “희생의 피로 쓴 거룩한 조국을 세 치 혀로 떠드는 정치꾼 개들에게 주지 말며, 일제로부터 해방된 진주 같은 광복절을 건국절로 희석시켜 식민지 흑역사로 묻어버리고 생존 경제가 최고라며 자기 배만 불리려는 뉴라이트 같은 돼지들 앞에 던지지 말라”